2007년 11월 8일 목요일

바닥나는 밑천

자녀의 성공을 위해 라는 제목의 일련의 글을 그리 깊지 않은 지식으로도 그 동안 거의 매일이다시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그 동안 써 놓은 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 슬슬 바닥이 드러나니 머리 속에 있는 것을 쥐어짜내느라 점점 글을 올리는 주기가 늘어나기 시작하는군요.

그 사이에 넋두리 같은 잡설이나 하나 풀어 놓아 봅니다.

이곳 인도네시아에서 지내면서 한가지 흥미있는 주제가 생겼습니다. 아직 사례수가 충분치 않아 충분한 사례 축적과 함께 통계적 검증 작업이 필요하지만 일단 첫번째 가설은 "해외에서 성장한 한인 어린이, 청소년은 K-WISC3의 언어성 지능이 떨어진다" 입니다. K-WISC3 자체가 한국어판으로 재표준화 된 검사이므로 언어성 지능은 한국어 사용 능력을 전제로 한 지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작성 지능에 비해 아무래도 해외에서 성장한 한인 자녀에게는 불리할 수 있으며 지수 점수 상으로는 실제 능력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문제는 한국어에 기반한 검사였기에 본신의 능력이 온전히 드러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한국어 사용 환경에서 자신의 능력은 거기까지 밖에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단 첫번째 가설이 검증되면 당연히 두가지로 분기가 되겠죠

먼저 가설이 틀렸다. 즉, 한국에서 자란 아이들과 인니에서 자란 아이들 간의 모국어 사용 능력의 차이가 없다로 드러나면 조금 심심해지긴 할 것 같습니다. 경험적으로 보고되는 이곳 한국 아이들의 행동 특징 -보통 인니 거주 한인 학부모님들은 여기서 성장한 아이들이 한국에서 성장한 아이들에 비해 '느리다'고 평가합니다-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전에 이 가설을 보다 세분화시켜 접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니 거주 년수와 어느 연령대일 때 인니에서 성장했느냐는 양적인 접근과 함께 어떤 훈육 환경에서 성장하였느냐는 질적인 접근이 바로 그것이죠. 저 개인적으로는 거주 년수와 연령대도 중요하지만 초기 언어 발달에 대단히 중요한 시기랄 수 있는 3~7세 무렵의 질적인 환경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이것은 우선 충분한 사례축적을 통한 첫번째 가설 검증 후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여튼, 양적인 특성으로 나눈 그룹에서 어느 정도의 언어성 지능의 차이를 보이는지, 그리고 그 차이는 실질적인 것인지 확인해보는 것이 이쪽에서는 두번째 분기점이 되겠군요.

그 다음, 만약 가설이 옳았다. 즉, 한국에서 자란 아이들과 인니에서 자란 아이들 간의 모국어 사용 능력에 차이가 있다고 드러난다면 조금 더 복잡해질 것 같습니다. 당연히 가설이 틀렸을 때 따르는 후속 검증도 함께 진행될 필요가 있습니다만 이 보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났는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만약 언어성 지능의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인니가 갖는 환경적 특성-한국어 환경의 결핍-과 격리된 이중언어 환경에 의한 것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국어 환경이란 시각적 청각적 한국어 자극에 일상적이고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길 거리만 나서도 한국어 간판에 한국어 소리가 끊임없이 들립니다. 그러나 인니에서는 그렇지가 않죠. 이 보이지 않는 환경의 효과는 마치 공기의 소중함과도 같습니다.

격리된 이중언어 환경이란 쉽게 말해 집에서는 한국어를 학교에서는 영어를, 친구들과는 인니어나 중국어를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양한 언어 학습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이중언어환경은 모든 장면에서 두가지 이상의 언어가 적절하게 사용되는 환경을 의미하므로 격리된 이중언어환경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 보다 더 많은 물질적, 정신적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런데 한국어 환경의 결핍은 비교적 일정하게 인니에서 성장한 한국 아이들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는 반면, 격리된 이중언어환경은 개인별로 상이하며 그 영향도 다양할 것으로 보아집니다. 따라서 이를 집단별로 나누고 그 차이를 확인해보는 것이 이쪽의 두번째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이런 한국어 환경의 결핍를 어떻게 상쇄하고 모국어 사용 능력을 강화 시켜 줄 것인가하는 대안이 이쪽 가지의 열매가 되겠군요.

이런저런 생각이 많습니다만 뭐 아직은 러프한 아이디어 수준일 뿐입니다. 이미 누군가가 연구해 보았을 일을, 알고 있는 지식일지도 모르는데 헛발질하는 것일 수도 있겠구요. 어찌되었던 나무 가지가 햋볕을 향해 뻗어 나가듯이 가설이 어느쪽 가지로 분기해 가던 최종적으로 뻗어나갈 방향은 언어 발달(환경의) 차이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입니다.

식재료가 많다고 해서 적은 쪽 보다 더 맛있는 음식이 나오는 것은 아니듯이 우리가 자녀에게 제공할 수 있는 교육의 양이 더 많다고 해서 반드시 자녀가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똑같은 식재료를 가지고서도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맛은 천차만별이 될 수 있듯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교육적 선택과 배열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 아이들의 성장은 천차만별이 될 수 있습니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어느정도 수준 이상의 교육적 기회가 두루 갖춰진 현대에 있어서도 중요한 것은 당연히 양 보다는 질이 중요하겠지만 그 질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선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더 많은, 더 특별한 교육 기회일까요?

글쎄요...

당신의 생각은, 그리고 선택은 무엇입니까?

심리검사 결과의 이해 4

* 이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어떤 목적으로도 본문의 수정, 첨삭은 금지되며 원저자의 사전 허락 없는 본문의 일부나 전체의 인용, 게시, 배포도 금지됩니다. K-WISCⅢ의 저작권은 Psychological Co에게 있으며 한국어판의 저작권은 도서출판 특수교육에게 있습니다. *


심리검사 결과의 이해 4

- 지능검사 편

지난 번에 자녀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한 3가지 심리검사를 제시했습니다만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이런 검사를 하는 목적입니다. 자녀의 성공을 위해 자녀의 특성을 알아보자는 목적으로 선정한 검사입니다. 즉 진단을 위한 것이지 평가를 위한 것이 아니며 자녀의 성공을 위해 심리검사 결과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지 심리검사 결과를 놓고 좋고 나쁨을 따지거나 일희일비하는 것이 애초의 심리검사 목적한 바가 아님을 다시 한번 당부합니다.

자, 그럼 이렇게 심리 검사를 하고 그 결과를 받아 보았습니다. 결과에 일희일비 하지 말라고 했으니 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순서일 것 같습니다.

먼저 지능검사 입니다.

많은 분들이 지능을 지수로써 표현되는 IQ로만 이해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 사람의 키가 그 사람의 성공을 예언해주지는 않듯이 단지 하나의 지수값으로서의 지능은 저 개인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키 큰 사람은 무조건 잘 생긴 얼짱에 몸짱에 돈도 많고 집안도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능지수 얼마에 대한 유혹은 여전히 강력합니다. 그래서 아예 지수 점수를 밝히는 것 보다 최우수, 우수, 보통이상, 보통, 보통 이하, 경계선, 지적결손과 같은 질적인 해석으로 결과를 제시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대표값인 지능 지수 그 보다는 전체 지능을 구성하는 각각의 하위 능력들이 다각도로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지난 지능검사 소개 글에서도 언급되었습니다만 모든 지능 검사가 이런 정보들을 충분하게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제대로 연구 개발된 소수의 전문 지능검사만이 지능의 다양한 조망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와 함께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전체 지능과 관련 있고 지능을 구성한다고 여겨지는 하위 능력들간의 분포 정도 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 전체 지능을 구성하는 하위 지능들이 어떤 점수 분포 모양을 갖느냐 입니다.


그림 4-1. K-WISCⅢ 소검사 점수 그래프


위에 제시된 그림 4-1. K-WISCⅢ 소검사 점수 그래프는 바로 이런 분포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자료입니다. 각각의 소검사들은 특정한 단일 능력 또는 여러 단위 능력의 조합일 수 있으며 또한 다른 소검사와 함께 특정 능력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그림 4-1에 나타난 상식 소검사 점수는 피검사자의 실제 지식의 범위나 지적 호기심의 정도, 일상 세계에 대한 기민성 그리고 장기기억과 관련이 있는 관련이 있는 한편, 이해, 어휘, 공통성 소검사와 함께 피검자의 언어적 이해 능력으로 평가하는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점수 그래프에서 가장 먼저 주목할 수 있는 것은 아마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일 것입니다. 이 점수 차이가 크면 클수록 능력의 격차가 크다는 것을 나타내며 이는 인지 불균형이나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개별 점수 또는 점수의 조합이 해당 능력의 강약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는데, 어떤 하위 영역들은 서로 밀접한 상관을 갖는 반면 어떤 능력들은 상관이 없을 수 있습니다.
서로 상관 관계가 높거나 하나의 능력 범주로 묶어볼 수 있는 소검사 간의 점수 차이가 클 경우 이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체중이 동일한 80킬로그램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이것이 비만의 기준이 되지 않고 어떤 사람에게는 비만이 될 수 있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특정 능력과 관련 있는 하위 소검사 점수들간 차이가 뚜렷할 경우 비록 해당 특정 능력이 상위에 랭크된다고 하더라도 이 역시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표에서 예를 든 피검사자의 언어적 이해 능력(상식, 공통성, 어휘, 이해 소검사 점수의 조합으로써)은 전체적으로는 평균 이상의 다소 높은 능력 정도를 보이고 있으나, 하위 구성 소검사 점수들 간의 차이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해당 능력의 구성이 고르지 않은 것을 의미하거나 능력의 사용이 비 효율적인 것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이 예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상식 소검사가 측정하는 능력 특성이 후천적 학습과 관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관련 능력의 보강이 이루어진다면 전체적인 지적 능력의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낮은 점수 분포를 보인 능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보강의 대상만으로 보고 해당 능력 향상만을 목표로 교육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개별 능력의 향상에 주목하기 보다는 이것을 피검사자의 지적 능력이 갖는 고유한 특징으로써 인정하고 보다 나은 성취를 할 수 있도록 교육 전략을 수립에 이런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지능 검사 결과에 대한 가장 최악의 반응 중 하나는 낮게 나온 지능 지수를 올리기 위해 시험 공부를 하듯 지능 검사 문항과 관련된 연습이나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지능검사 문항을 학습하고 사전 학습 효과로 이후 지능검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서 실제로 지능이 올랐다고 할 수 있을까요?
어떤 소검사 점수가 낮다고 해서 여기에 대한 대증 처방을 하는 것만으로는 실질적인 교육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 보다 먼저 이런 능력의 차이가 실제적인 차이인지 우연히 나타날 수 있는 차이인지를 판별하고 차이가 있다면 어떤 교육 목표와 전략을 가지고 진행할 것인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기존의 접근법인 지능을 대표값 지수로 단순 이해하지 않고 다차원적인 능력으로 보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오늘날에는 다중지능이론이 교육 현장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다중지능은 지능에 대한 이론 중 비교적 새로운 이론입니다. 다중지능이론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기존의 지능 이론이 학업 성취도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보고 지능을 개인이 처한 상황 속에서 발휘되는 정신의 개념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중지능이론은 표준화된 지수-IQ 중심의 지능 설명을 탈피하고 인간의 지능을 다차원적 능력으로 규정하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표적 다중지능 이론가인 하버드 대학의 가드너박사는 지능을 생체, 심리학적으로 내재된 가능성이나 능력으로 보고 이런 가능성으로 8가지를 제시하였습니다.
바로 논리-수학 지능, 언어지능, 음악지능, 공간지능, 신체운동지능, 대인관계지능, 자기이해지능, 그리고 자연탐구지능이 그것인데, 가드너는 각각의 지능들이 서로간에 독립적이면서도 동등할 뿐만 아니라 각각의 개별 지능 내에서도 능력의 차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사람들마다 강하고 약한 지능이 다르고 그 조합도 다양할 수 밖에 없으므로 다중지능론자들은 먼저 학습자가 어떤 지능을 가졌는지 확인하고 여기에 맞는 맞춤식 교육으로 그 사람의 미래를 대비하도록 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즉,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소질과 재능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고 여기에 맞춰 교육하자는 것입니다.

다중지능의 이런 접근 방법은 종래의 지능개념이 학교에서 주로 다루는 논리력, 기억력, 언어력 등의 인지 능력만을 강조하고, 학교 밖 사회생활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여러 다른 능력들의 중요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관점에서 자녀의 지능을 살펴보는 것도 대단히 유용한 관점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기서 다중지능을 소개한 것은 기존의 지능이론이 틀렸다, 아니다를 주장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지능에 대한 이론 중 어느것이 옳으냐 그르냐 보다 실제 교육 장면에서는 어떻게 적용하고 교육적으로 활용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동작성 지능이 되었던 자연탐구지능이 되었던 간에 중요한 것은 먼저 사람마다 갖는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가 가져오는 (당신의 자녀의)가능성을 찾아내어 현실화 하는 것이야 말로 당신의 자녀를 성공으로 이끄는 올바른 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당신의 자녀는 어떤 지능, 어떤 능력에서 상대적인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으며 또 여기에 적합한 교육 및 커리어 전략은 무엇일까요?

2007년 11월 5일 월요일

내 아이의 한길 속 4

* 이 글의 저작권은 유병도에게 있습니다. 어떤 목적으로도 본문의 수정, 첨삭은 금지되며 원저자의 사전 허락 없는 본문의 일부나 전체의 인용, 게시, 배포도 금지됩니다. SII, 스트롱 진로탐색검사, 스트롱직업흥미검사는 각각 미국의 CPP, 한국의 한국심리검사연구소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



3장 내 아이의 한길 속 어떻게 들여다 보나


직업흥미 검사 편

검사나 상담을 하다 보면 직업흥미 검사를 보통 적성검사로 오해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적성 검사는 오히려 지능검사의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그 사람의 능력이 어느쪽으로 더 발달되어 있는가를 살펴보고 거기에 따라 그 사람의 진로를 제시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 산수를 잘하면 수학자가 되겠구나… 뭐, 이런 식이죠.

현재의 능력을 기준으로 그 사람의 진로를 정한다는 것이 일견 타당한 것 같이 보이지만, 현재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 모든 직업을 포괄할 수도 없을 분더러, 한참 성장하는 아이들의 경우 키워온 능력보다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더 큰데도 현재의 능력 정도로 미래의 성취 분야까지 정한다는 것은 그리 적절하지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뭘 잘했느냐를 살펴보는 것 보다는 무엇을 좋아하느냐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아무리 잘하더라도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노역이나 내키지 않는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일단 성취 수준 자체를 떠나 그것을 좋아한다면 그것을 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만족하고 즐거울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저마다 즐거움을 느끼고 열정적으로 몰두하며, 자신의 잠재적인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 일 또는 활동분야가 있습니다. 어떤 일이나 활동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좋아하며, 자발적으로 그 일에 몰두하거나 열정을 갖게 될 때, 우리는 그 일이나 활동에 대해 흥미가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어떤 분야에 이런 흥미를 가지고 있다면, 아무리 그것이 힘들어도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개개인이 가지는 능력이나 성취의 본질이 보이던 보이지 않던 끊임 없는 반복 수행의 결과임을 고려할 때 이런 꾸준함이야 말로 그 분야에서의 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바탕입니다.

요컨대 능력만으로는 그 사람의 진로나 직업 선택을 할 수 없고, 흥미 있는 것을 해야 잘 한다는 말이죠. 흥미야말로 현재 보유 능력보다 더 중요하고 미래 능력과 그 사람의 만족도와도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런 흥미는 노력을 통해 쌓을 수 있는 능력과는 달리 청소년기에 형성된 이후에는 잘 변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일에 자신의 흥미를 끼워 맞추기 보다는 자신의 흥미에 따라 진로를 선택하고 여기에 적합한 능력을 쌓아 나가는 것이 일견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행복한 삶을 위한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일에 대한 만족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을 선택하고 준비한다는 것은 자신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진로 선택을 위한 흥미는 어떻게 알아볼까요?
지능검사나 성격검사와 같이 이런 흥미를 알아보는 검사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이중에서 Strong 직업 흥미 검사를 소개하겠습니다.

STRONG 흥미검사는 1919년 미국의 직업 심리학자 E.K. Strong, Jr.에 의해 개념화 되어 1927년에 Strong Vocational Interest Blank(SVIB)라는 이름으로 처음 발표된 인간의 흥미를 다루는 최초의 심리검사로써 직업의 흥미를 측정하는 다양한 검사들 중에서 가장 폭 넓게 사용되는 검사입니다.
이후 계속적인 연구를 통해 시대 및 사회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여 다각도로 개정되어 왔으며 특히 개인의 진로 선택과 적응의 문제를 다루는 직업 상담 영역에서 내담자의 흥미에 관한 포괄적이고도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폭 넓은 직업 세계에 대한 탐색과 진로 선택 및 결정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스트롱 흥미검사는 두 종류의 흥미검사로 나뉘어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는데, 그 중 한국판 Strong 진로탐색 검사는 한국 청소년의 진로 및 직업 탐색 상황에 맞게 수정하여 개발한 심리 검사입니다. 중,고교생기의 진로선택이 확정적이기 보다는 대략적인 선택이라는 특징을 반영하여, 이 검사는 자신이 진로선택을 위해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지, 그리고 자신이 어떤 분야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봄으로써 자신의 전공 및 직업을 선택할 때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이런 진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너무 이른 것이 아닌가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지만, 자신의 진로에 대한 합리적인 선택이 전제 되어야 본인과 주변이 인정 속에서 현재의 학습 수행에 대한 동기 형성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 시기의 진로 탐색은 결코 늦은 것도 아니며 오히려 대단히 중요하고 필수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Strong 진로탐색검사는 진로성숙도 척도와 흥미유형 척도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진로성숙도 척도는 수퍼 Super의 진로 성숙이론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으로써, 합리적인 진로선택을 할 수 있는 적절한 진로성숙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확인합니다.
이를 위해 본 검사에서는 진로정체감, 진로준비도, 진로합리성, 가족일치도, 정보습득률을 측정합니다. 진로 성숙도를 확인하는 것은 진로 성숙도가 낮은 경우 제시되는 진로 정보들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는 진로지도 현장의 경험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진로성숙도가 높지 않다면 먼저 진로 성숙도를 높인 다음 적절한 진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흥미유형척도는 직업심리학자인 홀랜드 Holland의 직업흥미이론을 바탕으로 한 6개의 흥미 유형에 대한 선호도를 6개의 척도-직업, 활동, 과목, 여가, 능력, 성격 별로 측정하여 산출하고 그 중 가장 높은 점수 2개를 최종 흥미유형 코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국판 Strong 직업 흥미 검사는 청,장년 이상의 성인을 위한 검사로써 3개 영역 35개의 척도로 구성되어 진로탐색검사 보다 다양하고 상세한 척도를 통해 구체적인 직업 흥미 탐색을 가능케 하고 있습니다.
이 검사에는 자신의 흥미에 내재하고 있는 보편적인 패턴을 측정하는 6개의 척도가 포함된 일반직업분류와 특정 활동이나 주제에 대한 흥미를 측정하는 25개의 척도가 포함된 기본흥미척도, 그리고 업무형태, 학습환경, 지위.통솔, 모험/위험감수와 관련한 개인적인 선호도를 평가하는 4개의 척도가 포함된 개인특성 척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자기 탐색을 위한 자극 및 삶의 문제를 탐색할 수 있으며 전공 및 직업 선택 시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현업에서는 선발 및 배치에 활용될 수 있으며 업무 불만족을 이해하고 대안을 모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력 상담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마인드케어에서는 현재 한국판 STRONG 진로탐색검사와 STRONG 흥미 검사를 통한 자신의 흥미 이해와 이를 통한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7년 11월 3일 토요일

내 아이의 한길 속 3


* 이 글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어떤 목적으로도 본문의 수정, 첨삭은 금지되며 원저자의 사전 허락 없는 본문의 일부나 전체의 인용, 게시, 배포도 금지됩니다. MBTI는 미국의 CPP, 한국심리검사 연구소의 등록 상표입니다. *


3장 내 아이의 한길 속 어떻게 들여다 보나 3



-성격유형 검사 편




성격유형 검사 성격 유형 이론은 프로이드와 결별하고 고국 스위스로 돌아온 칼 융에 의해 제안된 이론입니다.
존경하는 스승이자 절친한 친구였던 프로이드와 좋지 않게 결별하게 된 융은 그 사실을 대단히 가슴 아파했고, 이런 경험이 인간의 다름에 대한 그의 천작을 깊게 했다고 합니다. 이를 토대로 융은 사람은 모두 고유의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마다 보이는 (성격의) 차이점은 어떤 기능의 있고 없음이 아니라 어느 기능을 더 선호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히포크라테스가 사람을 다혈질, 담즙질, 우울질, 점액질 4가지 기질로 나누어 본 것에서 시작되어 기능의 선호에 따라 분류한 융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성격 특성을 기능론 혹은 기질론으로 설명하고자 했던 유럽 학자들의 노력은 검증 가능성과 과학적 엄밀성을 내세운 미국의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의 강력한 도전과 배쳑에 직면하면서 거의 사장되는 듯 보였습니다.

유럽의 이런 학문적 경향에 대해 대척점에 서 있던 미국에서 칼 융의 이론이 다시 부활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아이러니하기까지 합니다. 1950년대 인간이 성격에 대한 다양한 통찰과 조사를 거듭하던 미국의 브릭스-마이어스 모녀는 자신들의 통찰을 뒷받침해 줄 이론적 근거를 융의 성격유형이론에서 찾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를 고안하였습니다.

MBTI는 인간의 다름을 이해하고 그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통찰과 근거를 제공해줄 수 있는 유용성으로 인해 상담, 교육, 커뮤니케이션, 리더쉽, 팀 빌딩 등 다양한 방면에서 폭 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현재 10세에서 15세까지 아동의 성격 유형을 알아볼 수 있는 MMTIC과 그 이상의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MBTI Form G와 보다 최신의 개정판으로써 보다 상세한 유형 탐색을 가능케 하는 MBTI Form F가 교육, 조직, 상담, 종교 등 다양한 부문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오직 MBTI만이 유일한 성격유형 검사는 아닙니다. 게다가 ‘성격 유형’만이 인간의 성격을 설명해주는 유일한 이론도 아닙니다. 당장 커시 기질 검사와 같이 MBTI와 동일한 이론적 기반을 공유하는 다른 검사들도 존재하며, 성격유형이론과는 다른 이론에 입각하여 개발된 검사도 있습니다. 사실, 임상 장면에서는 MBTI보다는 진단적으로 보다 엄밀한 MMPI 나 로샤 검사를 전문가들은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행동주의 심리학자들이 당시로는 측정하거나 관찰할 수 없었던 인간의 사고과정은 블랙박스로 두고 오직 관찰 가능한 행동에 주목했던 것처럼, MBTI의 기반이 되는 성격유형이론이 인간의 성격을 본질을 밝혀주느냐 아니냐에 관한 학문적 논쟁을 제쳐두고 MBTI가 갖는 유용성과 확장성은 주목해 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당부하고자 하는 것은 자녀의 특성 중 하나로 성격유형을 알아보자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자녀의 성격 전부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며 이것이 절대적인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편 이 검사는 순수한 자기 보고식 검사로써, 의도한 오반응을 걸러낼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을 이해하고자 하는 동기를 가지고 솔직하게 응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본 검사 시행에 앞서 이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MBRI는 융의 성격유형이론에 근거하여 4가지 쌍의 기능 중 각각 무엇을 더 선호하는가를 알아보고 여기에 따라 당신의 성격유형을 탐색하게 됩니다.

그럼 MBTI가 살펴보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먼저 당신의 주의가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서 외향과 내향 중 어느 것을 더 선호하는지 알아봅니다.
외향은 외부로 주의를 돌리고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심리적 에너지를 얻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러나 내향의 경우에는 자신의 주의가 내면으로 향해 있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때 비로소 심리적 에너지가 서서히 차오릅니다. 따라서 외향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과 함께 어울리고 상호 작용하는 것이 수단이자 목적인 반면, 내향적인 사람들은 비록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때로는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조용히 자신의 시간을 즐기기를 원합니다.

그 다음으로 살펴보는 것은 당신이 세상을 인식하는데 있어 어떤 기능을 더 선호하느냐 입니다.
세상을 인식하는데 있어서 사람들은 두 가지 기능 중 하나를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먼저는 감각형으로, 이 기능은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정보에 주목하고 이를 받아들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직관형은 구체적인 정보보다는 추상적인 이미지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 안에 존재하는 원리나 흐름에 주목하고 이를 통해 대상을 인식하려고 합니다.
이에 관해 융은 직관형을 씨 뿌리는 사람에, 감각형을 가꾸고 거두는 사람으로 표현하였습니다. 가능성을 중시하는 직관형은 어떤 일의 씨를 뿌릴 수는 있으나 구체적으로 그것을 지키고 가꾸어 거두어 들이는 것에는 관심이 없는 반면, 감각형은 숨겨진 가능성 보다 드러난 그것을 지키고 가꾸어 거두어 들이는 것에는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을 비유한 것입니다.

대상에 대한 인식이 있다면 그 다음은 판단이 뒤따릅니다.
판단에도 두 가지 기능 중 하나에 대한 선호를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사고형의 경우 사실에 의거한 논리적인 판단을 선호하는 반면, 감정형의 경우 관계를 중심에 둔 정서적 판단을 선호합니다. 라서 어떤 대상에 대해 판단할 때 사고형은 이것이 원칙에 위배되는가 아닌가에 따라 옳다 그르다로 비개인적인 판단을 하는 반면, 감정형은 이것이 나와 너,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느냐에 따라 좋다, 나쁘다로 개인적인 판단을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마지막은 생활 태도에 관한 것인데, 판단형은 연속되는 일상 생활의 매 순간순간을 매듭짓고 그 다음으로 넘어가려고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심리기능 중 판단 기능을 외부로 사용해 분명한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행동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인식형은 열려 있는 태도로 보다 많은 정보를 인식하고자 하는 경향으로 매 순간순간을 매듭짓지 않고 결정을 유보하려고 합니다. 따라서 목적과 방향을 유동성 있게 받아들이며 자율적이고 융통성 있는 태도를 보입니다.
판단형은 어떤 목표가 생기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이것을 지켜야 한다는 태도를 갖는 반면, 인식형은 비록 그 목표와 계획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세상 일은 어찌될지 모르므로 그 목표와 계획은 유동적고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과 같은 네가지 종류의 선호에 대한 조합은 16가지의 성격 유형과 각 유형별 특징, 그리고 그 사람의 기질에 대한 부가적인 통찰을 제공해 줍니다. 이런 정보를 통해 우리는 자신과 타인에 대해 이해할 수 있고 여기에 근거해 갈등 관리나 팀 빌딩, 학습 유형에 따른 적합한 학습 방법 지도 등이 가능해집니다.

현재 마인드케어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에서 중학생까지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격 유형 검사 MMTIC과 그 이상의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MBTI (Form G와 개정판 Form F) 를 보유하고 있으며, 성격유형의 확인 뿐 아니라 여기에 근거한 자기 탐색과 대인 감수성 개발, 학습 스타일 탐색 및 훈련, 부모-자녀 관계 훈련, 가족 상담, 개인 상담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007년 11월 2일 금요일

내 아이의 한길 속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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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내 아이의 한길 속 어떻게 들여다 보나 2


- 지능검사 편


[그림. K-WISC3]
첫번째로 꼽은 특성인 지능을 지능검사로 알아볼 수 있다는 것쯤은 이 글을 읽는 당신뿐만 아니라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적인 이야기이고 누구나 '지능지수 IQ가 얼마' 라는 말을 한번쯤은 접해보았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표값 지능지수로 그 사람의 지능을 요약하는 것이 쉽고 간편할지는 몰라도 자녀의 성공을 위해 알아두어야 할 정보로는 충분하지 않을 뿐더러 별로 쓸모도 없어 보입니다.
"당신의 자녀 지능은 상위 98%로 지능지수 130 이나 됩니다."
혹은
"지능지수가 85 밖에 안되네요. 하위 16%입니다."
라는 말이 당신의 기분을 잠시나마 좋게 하거나 상하게 할지는 몰라도 그 이외에 무슨 쓸모가 있을까요?

그 자체를 서열화 된 점수로 인식하는 이상, 지능지수와 지능에 대한 오용은 피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자녀의 특성 중 지능을 알아야 한다고 여태 말하고서는 이제 와서 별로 쓸모없다니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으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IQ 얼마라는 단순화 되고 요약된 정보가 아니라 자녀의 지능 전반에 대한 상세하고 심도 있는 정보이며, 제대로 된 지능검사라면 이런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이 자리에서 어떤 지능검사가 좋고 무엇이 나쁘다는 식으로 여러가지 지능검사들을 비교 분석 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으며, 대단히 민감한 논쟁거리가 될 수 있으므로 세계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가장 널리 인정 받고 가장 많은 현장 전문가가 사용하는 지능검사인 웩슬러 지능 검사를 소개함으로써 지능검사에 대한 소개를 대신하겠습니다.

미국 뉴욕의 임상심리학자인 웩슬러에 의해 1939년 개발된 웩슬러 지능 검사는 끊임없는 개정과 검사 대상 연령층의 확대, 그리고 현대화를 거쳐 현재 한국 뿐만이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검사입니다. 또한 이후에 만들어진 대부분의 다른 지능 검사들이 그 타당성을 입증하는데 인용될 만큼 높은 권위와 비중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접하게 되는 지필 지능 검사는 단순히 지능지수와 그 연령에서 해당되는 위치만을 언급하는 정도가 대부분이며, 집단적으로 시행됨으로써 개인의 미묘한 개인차를 드러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웩슬러 지능검사는 6개의 언어성 검사와 5개의 동작성 검사로 나뉘어진 소검사를 검사자와의 일대일 상호작용을 통해 개별적으로 측정함으로써 보다 상세히 개인의 지적인 능력 수준을 평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특징적 지적 능력이 있는지, 어떤 영역이 강하고 어떤 영역이 부족한지를 알 수 있으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영재 또는 발달 장애나 정신 이상을 판별해 낼 수 있는 강력한 검사 도구입니다.

아울러 선천적이거나 후천적인 뇌 손상 여부 및 손상 정도와 뇌 손상에 동반되는 지적 능력의 손상 정도와 특징, 치료에 따른 지적 기능의 회복 여부, 노인성 치매, 약물 남용으로 인한 기질적 손상, 학습 장애에 선행되는 뇌 손상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일반 지능검사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강력한 기능입니다.

한편, 웩슬러 지능검사가 갖는 강력한 장점 중 하나는 타 검사와는 달리 웩슬러 지능이론의 틀 안에서 3세 이후의 모든 인간의 지적 능력을 비교적 일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동일한 지능 이론을 바탕으로 연령대별로 3종의 지능검사가 개발되어 전 연령대를 모두 검사할 수 있고 그 검사 결과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데, 쉽게 말해 유치원 때 지능 검사 결과와 고등학교 때의 지능 검사 결과를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게 무슨 대단한 장점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일반적으로 다른 지능검사의 경우 검사 연령층이 제한되어 있어 대상 연령층을 벗어나게 되면 지능은 측정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지능 검사를 받으면 되긴 하지만, 문제는 이럴 경우 예전에 받았던 지능과 이번에 받은 지능검사의 결과를 비교해 볼 수 없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 3살 때 키는 인치 단위 자로 재고 9살 때 키는 센티미터 단위의 자로 잰 다음, 단위는 무시하고 단순히 두 숫자만을 비교하는 것은 올바른 비교가 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웩슬러 지능검사의 이것이 가능하므로 일회의 검사 보다 더 많은 정보-지능의 발달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1963년 성인용 검사 도입을 필두로 현재 3종의 웩슬러 지능 검사 모두 도입되어 심리학자, 교육학자, 의학자 등 심리측정과 관련된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 사이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각급 영재 교육 관련 기관에서 영재 선별 검사로써 활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의 ‘장애등급판정기준’이나 각급 교육청의 ‘특수교육대상자선정배치업무처리’ 등 정부 기관의 공식 문서에도 해당 업무 처리와 관련해 동 검사를 활용할 것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임상심리학회에서는 정신보건임상심리사의 자격 요건으로 지능검사 중에서는 웩슬러 지능 검사의 활용 능력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임상심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과목 중 심리검사 영역에서 웩슬러 지능 검사 시행 및 채점, 해석 능력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웩슬러 지능 검사는 전문가와 각급 기관으로부터 지능 측정을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로써 그 가치와 권위를 인정 받고 있습니다.

한편, 웩슬러 지능검사는 다양한 소검사가 장시간(1~2시간)에 걸쳐 진행되므로 집단 검사가 불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검사자와의 밀접한 상호작용과 함께 주의 깊게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마인드케어에서는 한국어판으로 재표준화 된 웩슬러 검사 중 가장 최신의 웩슬러 지능검사 2종- 아동/청소년용 K-WISC3, 유아용 K-WIPPS -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능의 균형적인 발달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및 지능이 높은 아동(상위 98% 이상)을 위한 영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7년 11월 1일 목요일

내 아이의 한길 속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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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내 아이의 한길 속 어떻게 들여다 보나 1-2

>> 앞글에 이어서

한편, 이런 문제와는 달리 상업적 목적으로 해외에서 무분별하게 도입된 검사의 경우, 전혀 다른 문화적 환경에서 만든 검사와 척도로 우리 아이들의 특성을 측정하고 정의하는 무리수를 범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신뢰성 높은 심리검사 중에는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개발된 검사가 드문 편입니다. 짧은 한국 심리학의 역사도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그 보다는 이런 검사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규모의 경제’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것이 실질적인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검사는 외국, 특히 미국의 검사를 도입하여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외국의 검사를 도입하는 경우,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원 검사가 갖는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 한국 문화에 맞게 검사 문항을 변형하거나 조정 해야 하고, 이런 변형이나 조정에도 불구하고 원 검사와 동일한 측정 항목을 동일한 방법으로 측정하여 해당 검사가 측정하고자 하는 특성의 차이-지능 검사의 경우에는 지능-만을 반영할 수 있도록 엄밀한 표집을 거쳐 재표준화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런 재표준화 과정은 어찌 보면 검사를 새로 만드는 것과 그리 차이가 없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몇몇 평판 높고 널리 사용되는 검사를 제외하고는 이런 비용을 감내하면서 심리검사를 제대로 제작하기에는 한국 시장이 너무 작으며 투자 리스크가 크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이유로 이런 재표준화 과정을 무시하고 단순히 번역하여 사용하려는 유혹에 빠지기가 쉬운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제대로 개발된, 널리 알려지고 많이 사용되는 심리검사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닌 말로 틀린 자로 아이의 키를 아무리 재어본들, 그것이 어떤 쓸모가 있겠습니까?

사실 이 문제는 또 다른 측면에서도 진지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바로 재외 한인 자녀-다중 언어 문화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는 한인 자녀들에게 단일 한국어 문화를 기준으로 표준화된 한국의 심리검사를 적용하는 것이 과연 적절하냐는 문제이며, 이런 상황에서의 검사 적용과 해석에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심리검사가 자녀의 특성을 탐색하는 대단히 강력하고 유용한 도구인 것은 사실이나, 그러기 위해서는 주의 깊게 준비되고 실행되며 해석되어야 합니다. 또한 심리검사의 결과 자체는 “당신은 이런 사람입니다”라는 선고로써의 의미를 갖기 보다는, 부모가 자녀를 이해하고, 자녀가 스스로 자신을 탐색하는 출발점으로써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당신의 자녀가 자기 자신을 알고, 당신의 자녀를 이해하는 것이 어떻게 쉽겠습니까? 그 쉽지 않은 일을 맨손으로 시작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태산을 메라고 시킬려면 하다 못해 호미라도 쥐어주고 시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심리검사는 그런 호미와 같은 것입니다. 물론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굴삭기 같이 아주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심리검사 결과는 자녀의 특성에 대한 결론이 아니라 자녀의 특성을 탐색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 주시기를 다시 한번 당부 드립니다.

내 아이의 한길 속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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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내 아이의 한길 속 어떻게 들여다 보나 1


앞에서 자녀의 성격을 위해 알아야 할 특성 세가지를 꼽아 보았는데요 이런 특성들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요?


물론, 풍부한 경험과 연륜을 갖춘 스승이 당신의 자녀를 지도하면서 얻은 통찰을 통해 이를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교육이 산업의 일종이 되어버린 요즘, 아쉽게도 지식 판매자와 구매자는 있을지 몰라도 이런 관계는 그리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과연 핵가족화 된 가정 환경과 분업화된 현대 교육 시스템 안에서 부모를 제외하고 자녀에게 이런 통찰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기나 할까요? 그나마 가장 가까이에서 자녀를 지켜본 부모가 이런 스승의 가장 유력한 후보이기는 하나, 자신의 원망을 투사하는 등 자녀 문제에 있어 객관적이기가 힘들다는 한계가 있어 여기서는 일단 논외로 하겠습니다.

결국 전문가를 통해 자녀의 특성을 알아보고 필요한 도움을 받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훈련되어 있고 풍부한 경험을 갖춘 상담자라 하더라도, 짧은 상담 기간 동안 얻은 정보만으로 자녀의 성공에 충분한 도움이 될 만큼 만족스러운 결론을 내리는 것은 어려운 문제입니다.
게다가 정보 부족은 종종 상담자 자신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를 높일 뿐만 아니라, 만약 상담 기간 중 자녀나 가정에 특별한 사건이 있었다면 이것의 영향을 일반화함으로써 잘못된 결론을 내리게 하기도 쉽습니다.

따라서 긴 시간 관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통찰을 객관적인 접근 방법을 통해 대체하면서 주관적 접근이 갖는 위험성을 최소화하고 보완해 줄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한데, 여기에 적합한 것이 바로 심리검사입니다. 심리검사는 무엇보다 객관적이고 편견이나 주관을 최소화 하면서 믿을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철학자의 전유물처럼 느껴졌던 인간에 대한 탐구가 근세기 들어 과학자의 손으로 넘어오면서 체계화 된 심리학은 이런 학문적 경향과 현실적 요구에 부응하여 많은 심리 검사들을 개발했습니다.
특별한 교육적 도움의 필요성 여부 판정이나 정신적 고통을 당하는 사람의 진단, 또는 징집된 병사의 적재적소 배치를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심리 검사는 진단과 배치라는 제한적 용도에서 벗어나 자녀 양육이나 진로지도, 조직 관리, 대인 관계 관리 등 보다 일반적인 영역으로 점차 그 활용도를 넓혀가면서 보다 많은 사람이 그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적인 방법론을 통해 개발된 심리검사라고 하더라도 그 검사 결과를 맹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심리검사는 사람의 마음을 속속들이 알아내는 마법이 아니라 통계적인 추정치 이기 때문입니다.
언론 매체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면서 이 조사는 오차범위 2.5%…, 유의도 99% 수준…. 하는 식의 단서를 붙이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심리검사 결과 해석에도 이런 단서가 붙는데, 이런 류의 말이 제법 그럴싸하게 들릴지는 몰라도 역설적으로는 적어도 1%는 틀릴 수도 있고 만약 이 결과가 틀렸다면 그것은 그 1% 때문이라는 변명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검사 결과는 통계적 추정치이며 이는 ‘그럴 확률이 높다’는 것이지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님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 다음 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