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29일 월요일

열길 물 속은 몰라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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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열길 물 속은 몰라도 내 아이 속 만큼은 4


지난 글에서 자녀의 성공을 위해 세 번째로 주목해야 하는 것은 흥미라고 이야기 했습니다만… 누구나 알지만 잘 모르는 것이 바로 그 사람의 흥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앞에서도 비유했듯이 흥미는 옷 고르기에서 그 옷의 ‘용도가 뭐냐?’ 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가 용도와 어떤 상관이 있을까요?

자, 치수도 맞고 디자인도 딱 맘에 드는 드레스를 골랐습니다. 그런데 그 드레스를 입고 수영장을 간다면? 아니면 상가집을 가는데 수영복을 고른다면? 스킨 스쿠버를 할 건데 스키복을 고른다면? 이건 좀… 요즘 개그 코너 중 하나인 "이건 아니잖아" 라는 단말마가 나올 것 같군요.
아무리 몸에 맞고 멋진 옷이라고 해도 용도에 맞지 않다면 쓸모가 없을 뿐만 아니라, 화재 현장에 수영복을 입고 출동하는 소방관처럼 어떤 경우에는 위험하기조차 합니다.

다시 말해 옷을 고를 때는 그 옷의 용도가 우선적으로 고려되듯이, 자녀의 성공에도 그 목표나 방향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그런 방향은 어디서 나올 수 있을까요? 물론 과거에는 부모님이나 준거집단의 압력이 그 방향을 결정하기도 했고, 아직도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점점 개개인의 의사가 존중되는 지금에 있어 그 방향의 단초는 바로 자녀의 흥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 자녀의 흥미가 뮙니까?

이런 질문에 막히지 않고 답할 수 있는 부모가 과연 몇이나 될까요?
심지어는 자신의 흥미조차 모르는 경우(불행히도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까지의 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가 허다한데, 자녀의 흥미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적성이란 개념조차 없이 무조건 배우고 익혀야 하는 시절을 거치면서 내 자식만큼은 하고 싶은 것, 적성에 맞는 것을 교육 시켜 줘야지라고 다짐하고 마음 굳게 먹지만, 문제는 자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 과거 자신의 부모님이 선택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이 오늘날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실상입니다.
게다가 제도화 된 집단교육, 특히 한국처럼 테크트리에 따른 효율적인 수능 고득점자 양산에 초점이 맞춰진 현실 속에서는 부모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볼만한 충분한 경험도 지식도 , 성찰도 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 면에서 자신이 무엇을 하겠다는 목표 의식을 뚜렷이 가진 아이들은 어떻게 보면 행운아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행운을 가진 케이스 보다는 부모나 주변의 권유를 자신의 흥미로 자기 암시 하거나, 그것도 없이 말 그대로 ‘아무 생각 없이’ 왜 하는 지도 모를 공부를 시키니까 한다는 식의 경우가 더 많습니다.
잘하지도 못하는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니 할 맛이 나지 않고 결국 담을 쌓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미래에 대한 목표가 없이 계획이 있을 수 없고 실천의 에너지가 나올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궁색하게 제시되는 미래가 수능 몇 점, 혹은 수도권 소재 무슨 대학 하는 식의 동기 형성과는 한참이나 거리가 먼 불충분한 목표 제시 밖에는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보다는 자녀의 흥미를 (가급적이면 자녀 스스로) 탐색하고 그 흥미와 맞는 분야를 자신의 목표로 삼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녀에게 “어느 대학 갈래?”가 아니라 “무슨 전공을 하고 싶냐”라고 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입학 전에는 일류, 졸업 후에는 이류나 삼류라는 소리를 듣는 한국 대학교의 현실은 바로 이런 점과도 맥이 닿아 있다고 생각됩니다. 실력은 있을지 몰라도 열정이 없는 학생들에게서 과연 어떤 학문적 성취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취직 시험이나 공무원 시험 준비에나 바쁠 뿐이죠. 이런 취업 준비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준비라면 또 이야기가 틀려지지만, 원치 않는-아니 원하는지 아닌지도 모를- 전공을 선택하고 대학을 왔던 패턴의 반복인 경우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자녀의 성공을 위한 방향타로서 흥미를, 자녀의 성공을 위해 당신이 알아야 할 세 번째 요소로 꼽고 싶습니다.

자, 그럼 다음 글에서는 이런 지능과 성격유형, 흥미를 어떻게 알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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